
아들러는 오스트리아 빈 근교에 있는 유태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의 아들러는 아주 병약하였는데 폐렴과 구루병을 앓았고 두 번의 교통사고로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또한 옆에서 같이 자고 있던 동생이 사망하는 광경을 목격하기도 했다. 아들러는 이처럼 건강이 좋지 않았고 공부도 썩 잘하지 못해 중학교 때에는 선생님이 아들러의 아버지에게 학업 말고 구두를 만드는 기술을 가르치면 그래도 먹고 살 수도 있지 않겠냐는 권유를 할 정도였다. 아들러에게는 형이 있었는데 건강하고 공부도 잘하였기 때문에 형에게 상당한 열등감을 가졌다고 한다. 그런 아들러에게 기운을 북돋아 준 사람이 바로 아버지였는데 그 덕분인지 아들러는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나중에는 안과 의사가 되었다.
그런데 아들러가 안과 의사를 하면서 흥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그것은 시각능력이 떨어지면 청각이나 촉각 등 다른 감각들이 더 좋아진다는 것이었다. 즉 신체의 한 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기능이 그 약점을 보완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사람이 후천적으로 심장 근육이 강화된다거나 언어를 담당하는 두뇌의 브로카 영역이나 베르니케 영역이 손상을 입으면 그 주변의 다른 부분이 그 기능을 대신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아들러가 알아낸 또 다른 사실은 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책을 읽는 것에 더 집착을 한다는 것이었다.인간은 어떻게든 자신의 단점을 만회하려 한다는 것이다. 말을 더듬었던 데모스테네스는 자갈을 물고 말을 하는 연습을 하였고 결국 그리스 최고의 웅변가가 되었으며 밀턴은 눈이 먼 상태에서 구술로서 실낙원(Paradise Lost)을 완성하였다. 스메타나는 완전히 귀가 먹은 상태에서 <나의 조국>을 작곡했고 베토벤도 18년 동안 귀가 먹은 상태에서 작곡을 하였다. 그리고 귀머거리면서 장님이었던 헬렌 켈러는 자서전을 썼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서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것이 물리적인 방법이든 심리적인 방법이든 간에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인간은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태어난 다는 것이다.
아들러는 구루병 때문에 4살까지 걷지를 못하였는데 좌절하지 않고 걸으려고 했고 다리에 근육이 붙고 요령도 익히면서 마침내 걷게 되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인간은 자신의 불완전함을 채우기 위해서 매번 시도를 하는데 이때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생각과 열등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열등감 그 자체는 인간을 움직이는 동력이라고 봐야 한다. 열등감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객관적인 사실인데 그것을 나쁜 것이라는 가치로 평가할 때 열등감 콤플렉스가 생기고 이때 인간은 좌절을 맛보게 되거나 반대로 우월감 콤플렉스가 생긴다. 그것은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열등감 콤플렉스와 우월감 콤플렉스는 반대의 감정이 아니라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의 감정인 것이다.
안과 의사였던 아들러는 나중에 정신과 의사가 되었는데 이후 프로이트를 추종하여 빈 정신분석학회의 회장이 되었다. 프로이트의 정식 후계자가 된 것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들러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동의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정신분석학회를 탈퇴하고 개인 심리 학회라는 것을 따로 만들었는데 프로이트와 아들러의 이론을 비교해 보면
첫째, 프로이트는 인간을 원초아, 자아, 초자아가 리비도를 차지하기 위해 투쟁하는 일종의 전쟁터로 본 반면 아들러는 인간을 어떻게 나눌 수 있냐는 것이었다. 인간은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아들러의 심리학을 individual psychology, 즉 개인 심리학이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 프로이트는 인간의 과거에 관심을 가졌지만 아들러는 인간의 미래에 관심을 가졌는데 프로이트는 "이 환자에게 어떤 과거가 있었길래 지금 이 증상을 가지게 되었는가?" 하는 것이라면 아들러는 물론 인간은 과거의사건으로부터 영향을 받겠지만 인간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채우면서 더 나은 자신을 창조해가는 존재인데 인간을 왜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존재로만 보는 것인가라는 것이다. 물론 과거에 일어난 사건 그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사건에 대한 관점을 바꿈으로써 그 사건이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프로이트는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성적 욕망이라고 했지만 아들러는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열등감을 극복하고 우월해지려는 의지력이라고 보았는데 인간은 자신의 의지를 통해서 얼마든지 미래를 창조해 나 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
사람마다 고유의 생활 양식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에 대한 이미지, 어떤 상황에 대한 태도, 타인에 대한 이미지, 삶의 목표 등과 같은 무의식적 신념체계를 말하는 것이다. 성격과 비슷하지만 성격보다 더 넓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활양식은 4세에서 5세경 형성이 되는데 사회적 관심과 활동 수준에 따라서 결정이 된다. 사회적 관심이란 이타적이고 타인과 협력하려는 경향이고 활동 수준이란 문제를 해결하려는 에너지를 말한다.
생활양식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먼저 사회적 관심은 적지만 활동 수준이 높은 경우가 있다. 이것을 지배형이라고 한다. 타인에 대한 지배와 통제, 착취를 통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데 통제 상황에서 자랐을수록이러한 지배형 인간이 되기 쉽다. 둘째, 사회적 관심은 많지만 활동은 낮은 경우를 기생형이라고 한다. 타인에게 빌붙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유형을 말하는데 어릴 때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랄수록 기생형 인간이 될 수 있다. 셋째, 사회적 관심도 적고 활동 수준도 낮은 경우를 회피형이라고 한다. 매사에 소극적이고 불평만 하며 실패가 두려워서 어떤 시도도 하지 않는 그런 유형을 말한다. 부모가 자녀의 기를 꺾는 양육을 하게 되면 회피형 인간이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관심도 많고 활동 수준도 높은 경우를 사회적 유용형이라고 하는데 심리적으로 성숙한 인간이다. 자신의 욕구와 타인의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는 인간을 말한다.
또한 아들러는 생활양식의 형성은 형제들 간의 서열과 관계가 있다고 보았는데. 형제들 간의 경쟁과 열등감을 극복하면서 생활양식이 형성된다고 한다. 첫째는 책임감이 있고 리더 기질이 있으나 보수적이고 권위적이다. 둘째는 야심만만하며 승부욕이 강하다. 또한 반항적이며 소유욕이 강하다. 막내 아이는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기 때문에 의존적이고 열등감을 가지고 있는데 열등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크게 성공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한다. 외동아이일 경우 관심을 받으려는 욕망이 강하고 소극적이며 타인과의 경쟁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정리
인간은 불완전하다. 불완전함 그 자체는 사실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간은 불완전함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자신의 의지로 불완전함을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신체 기능을 재조정하면서까지 단점을 극복하려고 한다. 그것은 바로 생존을 위해서다. 모든 생명체는 생존을 위해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성향을 가지고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인간이라는 종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어떤 사람이 겪은 과거의 사건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겼다면 아들러는 과거의 그 사건 그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왜나하면 이미 벌어진 사건이더라도 그것에 대한 관점을 새롭게 함으로써 그것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극복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의지를 인간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불완전함 그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열등감콤플렉스로 해석하여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자신을 현재의 상황에서 꼼짝달싹 못하도록 스스로를 옭아맨다는 것이다.
"자신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리고 불완전함을 통하여 미래의 새로운 자신을 창조하라."
'정보 > 재미있는 심리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ESTJ 유형, 엄격한 관리자라고 불리는 이들의 연애스타일? (0) | 2025.02.05 |
---|---|
ESFJ 유형, 다른 사교적 유형과 다른 특징? (0) | 2025.01.24 |
인지발달이론, 장 피아제 (0) | 2023.03.09 |
파블로프의 개 실험, 이반 파블로프 (0) | 2023.03.03 |
실험심리학, 빌헬름 분트 (0) | 2023.02.23 |
댓글